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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도쿠 스토리

8개월만의 귀국 역시나 설레고 긴장하며 기다렸다 학교에서하는 스피치대회가 끝내고 집에가서 짐을싸고 출발했는데 공항에서는 중국인들때문에 1시간넘게 기다려서 겨우 비행기에 탑승했다 30분동안 활주로주변을 달리기만 하던 비행기안에서 가족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돈벌랴 공부하랴 힘도들고 앞도 보이지 않아 울고싶었을때도 많았지만 주저앉을수 없다 더 강해지고 부지런해지지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과거를 회상하며 나자신을 자책도하고 칭찬도하고 앞으로의 각오도하며 한국으로 향했다 내 고향 부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옛날엔 몰랐다 부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인지 김해공항에 도착을했는데 예전같으면 차로 10분만가면 우리집이었는데 이제 1시간넘게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가야한다 모르고 환전을 안하고 나왔다가 한참을 헤매다 일본인들따라..

푹푹 찌는 여름이지만 내일이면 태풍이 온다 그래서 폭풍전야의 영향으로 가시거리가 아주 길어진 쨍한 하루다 학교를 마치고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여름에는 가보질 못했던 신주쿠쿄엔으로 향했다 돗자리도 사고 도시락도 사고 무더위지만 공원의 그늘에 자리잡아 공부도 하고 이제 4계절의 신주쿠쿄엔을 모두 사진에 담게 되었다

오랜만에 마음이 쓰려와서 지수와 도쿄도청을 갔다. 야경을 보며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고 돌아와서는 집주변을 산책하며 나를 돌아보았다. 상황이 중요한게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의 모습이 중요하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한다. 더욱 마음이 넓고 나를 버릴수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새로 이사한 메지로 어제부로 학교시험도 끝났고 여행을 가려했지만 오랜만의 늦잠으로 그냥 동네 한바퀴 돌아보았다

이번가을은 타카오산도 가보고 단풍명소도 찾아보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만하고 미루다보니 가을이 끝나가고있었다 언제 온지도 몰랐던 가을이... 망가진 사진을 살리긴하는데 떡보정이 되버리고... 포베온은 참 다루기 어렵다

작년 12월 미스터상추에서의 기숙사 사기 사건은 일본에서 당한 가장 서러운 일이었고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일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오기쿠보는 내가 너무나 원하던 동네였다 키치죠지가 바로옆에 붙어있는것도 너무 좋았다 하천공원을 따라 조깅을 하며 봄의 만발할 벚꽃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냥 좋을줄만 알았던 집이었지만 어학교를 가면서 역에서 20분이나 걸리는 시간과 목조건물로 인해 한여름 40도가 넘는 실내온도때문에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때마침 다카다노바바 교회내의 기숙사에 방이있어 바로 이사를 할수 있었다.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보증금이 없기에 부담이없었다. 월요일 모든 짐을 옮기고 인계해주었지만 자전거는 남겨놓고 왔다 토요일 다시들려서 오기쿠보의 마지막을 담기위해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