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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도쿠 스토리

작년 12월 미스터상추에서의 기숙사 사기 사건은 일본에서 당한 가장 서러운 일이었고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일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오기쿠보는 내가 너무나 원하던 동네였다 키치죠지가 바로옆에 붙어있는것도 너무 좋았다 하천공원을 따라 조깅을 하며 봄의 만발할 벚꽃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냥 좋을줄만 알았던 집이었지만 어학교를 가면서 역에서 20분이나 걸리는 시간과 목조건물로 인해 한여름 40도가 넘는 실내온도때문에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때마침 다카다노바바 교회내의 기숙사에 방이있어 바로 이사를 할수 있었다.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보증금이 없기에 부담이없었다. 월요일 모든 짐을 옮기고 인계해주었지만 자전거는 남겨놓고 왔다 토요일 다시들려서 오기쿠보의 마지막을 담기위해 그리고..

날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죽들 하나비가 너무 가고싶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아직도 일본에서 나는 혼자다. 복잡하고 귀찮아서 미뤘다가 커져버린 여러가지 일도 너무 많아서 한숨만 나오고... 20대의 나는 불타오르는 열정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30대의 나는 남은 열정 마저도 억누르고 차갑고 냉정하게 살아남는자가 되기를 원한다

일본의 큰 연휴중 하나인 골든위크 연휴기간 N3시험일은 다가오고 공부는 하나도 안했건만 벌써 연휴가 다 끝나간다것을 깨닫고는 초조한 마음에 급하게 동네 도서관을 들렀다 자리가 없어 공원으로 가서 열심히 공부했던 골든위크의 어느날

오기쿠보에 집을 얻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집앞에서부터 쭈욱 이어진 하천을따라 조성된 공원 틈틈히 조깅을 하면서 벛꽃이 가득한 따뜻한 봄날을 상상해 왔었다 화려하게 온동네를 덮은 벛꽃의계절이 돌아왔고 짧은 만개일중에 아쉽게도 야스미가 없었기에 급하게 출근길중에 촬영했던 오기쿠보하천의 벛꽃